- 해외 유입 감염병 최근 5년간 2,100건 발생, 발생 환자 수 지속 증가 중
- 예방 가능한 질환은 접종과 예방약 꼼꼼히 챙기고, 벌레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 필요
- 컨디션 해치는 일사병, 가벼운 감염 질환 등 여행 중 질병도 관리 잘해야 후유증 없어
작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와 최근 쟁점이 된 지카 바이러스의 세계적 유행 등으로 해외 유입 감염 질환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여름휴가를 준비하는 사람 대부분은 휴가철 질환 예방과 건강관리를 남의 일로 여긴다. 생명을 위협하는 감염병 관리부터 여행 후에도 후유증을 남길 수 있는 가벼운 질환 관리까지 완벽한 여름휴가를 위한 마지막 단추, 휴가철 건강 관리법을 알아보자.
해외 유입 감염병, 5년 새 두 배 늘어 예방접종 가능한 질환이라면 미리 챙겨야
해외여행과 국가 사이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2009년 200여 명이었던 해외 유입 감염병 신고자가 2014년 400여 명으로 늘었다. 발생 환자 수가 많은 감염병 중에는 예방접종이나 약물 예방이 가능한 종류가 있으니 미리 점검해봐야 한다.
오지나 배낭여행을 많이 떠나는 20~30대 젊은 층은 A형 간염을 주의해야 한다. 오염된 물이나 음식으로 전염이 되는 A형 간염에 걸리면, 전신 피로감, 구토,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전신 증상이 생긴 일주일 이후에 약 70% 정도의 이들에서 황달이 생긴다. 대부분 3개월 이내에 회복이 되지만, B형 간염 등 만성 간 질환이 있으면 급속도로 악화할 수 있다.
A형 간염은 백신 접종으로 예방할 수 있다. 모든 개발도상국은 여행 전 접종을 권고하며, 6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하면 된다. 출국 한 달 전, 최소 2주 전 1차 접종을 마쳐야 한다. A형 간염 바이러스는 85도 이상에서 1분만 가열해도 사라지기 때문에 끓인 물과 익힌 음식을 먹는 것으로 예방할 수 있다. 손을 씻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살모넬라균에 감염되어 생기는 장티푸스도 예방할 수 있다. 초기에 치료하면 사망률이 1% 미만이지만, 내버려두면 10~20% 환자가 사망할 정도로 위험해진다. 인도나 파키스탄, 중남미 등으로 2주 이상의 여행을 준비 중이라면 적어도 출국 2주 전에는 백신을 접종한다. 백신만큼 중요한 것이 위생 관리다. 음식은 반드시 익혀 먹고, 끓인 물이나 소독한 물을 먹는다.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에서 주로 발병하는 황열은 모기에 의한 급성 바이러스 감염 질환이다. 백신 접종으로 충분히 예방 가능한데, 최소 위험 지역 도착 10일 이전에는 황열 백신 접종지정센터에서 접종을 받아야 한다. 아프리카나 남미의 많은 나라에서는 황열 백신 접종증명서가 없는 경우 비자 발급이나 입국이 거부되므로,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은 백신 접종이 필수다.
뎅기열, 말라리아, 지카 바이러스 등 모기로 전파, 물리지 않게 조심해야
해외 유입 감염병 중 환자 수가 가장 많은 뎅기열은 아직 예방백신이 없다. 브라질이나 남미에서 유행하던 뎅기열은 최근에는 동남아 지역까지 활동 범위를 넓혔다.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하는 것이 좋은데, 덥더라도 밝은색 긴소매 옷을 입고, 벌레 기피제 등을 미리 발라두는 것도 방법이다. 뎅기 모기는 저녁과 새벽에 활동이 활발하므로 모기장을 치고 자는 것이 좋다. 지카 바이러스 역시 모기로 감염되는데 예방약이 없고 임신부는 감염될 경우 소두증 아이를 출산할 수 있는 위험성이 제기되고 있으므로 위험지역 여행은 되도록 피해야 한다.
학질모기가 옮기는 전염병인 말라리아는 매년 수백만 명의 사망자를 만드는 위험한 질환이다. 동남아, 아프리카, 남미 등 아열대나 열대 지역에서 유행하는 열대열 말라리아는 7~14일의 잠복기 후 고열, 두통,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치료가 늦어지면 사망할 수 있다. 아직 예방백신은 없지만, 예방약을 먹으면 도움이 된다. 지역마다 내성이 다르므로 이를 확인하고, 여행 지역과 임산부, 가임 여성 등 상황을 고려해 말라리아 예방약을 먹는다. 위험국가 입국 2주 전부터 복용을 시작해 여행 후 4주 후까지 먹는다. 대도시나 리조트 등 관광지는 비교적 안전하지만, 동남아 국가의 시골이나 국경 인접 지역에는 내성이 있는 말라리아가 있어 더 주의해야 한다.
이대목동병원 해외여행자클리닉의 감염내과 최희정 교수는 “과거에는 특정 지역에 한정해 감염병이 유행했지만, 최근에는 여행이나 유학 등으로 국가 간 교류가 활발해지며 해외에서 유입되는 감염병이 크게 늘었다“며 “해외여행을 계획한다면 여행지의 유행병을 살피고, 예방이 가능한 질환이라면 백신을 미리 접종할 것을 권한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최 교수는 “물이나 음식으로 전염되는 감염병이 많은 만큼 물은 꼭 끓여서 먹고, 음식은 익혀서 먹어야 한다. 모기로 전파되는 질환을 피하려면 모기의 활동이 활발해지는 야간에는 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고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뜨거운 햇빛에 장시간 노출하면, ‘일사병’과 ‘햇빛 화상’이 덮칠 수 있어
유럽이나 동남아의 대도시나 리조트 등 감염병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지대에 있다 해도 안심은 금물이다. 우리나라와 달리 고온과 따가운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환경인데다 관광이나 물놀이 등으로 장시간 야외에서 시간을 보내니 다양한 질병의 위험에 노출된다.
고온에서 긴 시간을 보내고, 수분 보충이나 휴식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일사병에 걸리기 쉽다. 갑자기 땀이 많이 나면서, 어지럼증과 두통이 생기면 일사병을 의심할 수 있다. 심하면 오심이나 구토가 나타나기도 한다. 서늘한 곳에서 약 30분 정도 휴식을 취하면 정상으로 돌아온다. 노약자나 평소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일사병에 더 취약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자외선에 과도하게 노출되면 피부가 빨갛게 익고, 따가움이나 가려움 등이 나타나는 햇빛 화상이 생길 위험도 있다. 햇빛에 노출된 피부가 붉게 변하고 작열감이나 가려움증이 생긴다. 심하면 피부가 벗겨지거나 물집이 생기기도 한다. 얼음찜질과 샤워로 뜨거워진 부위를 차갑게 해준다. 물집은 억지로 터트리지 말고 병원을 찾아 소독한 바늘로 살짝 터트려 진물을 제거한다.
워터파크, 수영장과 같이 덥고, 습한 공동 시설, ‘결막염’ 등 전염 위험 높아
바쁜 일정으로 해외여행 대신 국내에서 보내는 휴가를 택한 사람들은 공동시설에서 감염되기 쉬운 질환을 조심해야 한다. 워터파크나 물이 많은 곳에서는 바이러스의 생존과 전파가 활발하다. 게다가 사람이 많이 모여 감염 위험이 더 커진다. 물놀이 후에는 손을 깨끗하게 씻고, 식염수로 눈을 헹구는 것이 좋다. 결막염에 걸렸다면 안과를 찾아 치료를 받고 전염 방지를 위해 가족과 수건을 분리해 쓴다.
휴가 후 관리도 중요하다. 입국 시 발열 등 감염병 증상이 나타나면 공항 검역관에게 즉시 보고하고, 귀가 후 증상이 나타나면 의료기관을 방문한다. 휴가 후 질병이 생기지 않더라도 무기력증이나 피로감을 느끼는 것이 일반적이다. 휴가 후 컨디션을 회복하려면 7시간 이상 수면 시간을 지키고 가벼운 운동을 하며 일상으로 돌아오는 것이 좋다.
Tip 1. 행복한 여름휴가 위한 해외여행 필수 건강수칙
여행 전
1. 여행 예정 국가의 감염병이나 유행 질환을 사전 점검한다
(질병관리본부 해외여행질병정보센터 참조: http://travelinfo.cdc.go.kr)
2. 감염병 위험 국가나 장기간 여행을 계획할 때는 미리 해외여행 클리닉을 찾는다
3. 예방 백신을 접종 일정을 점검, 접종을 완료한다
4. 말라리아 유행 지역 방문 시 예방약을 미리 복용한다
5. 지병(당뇨병, 고혈압, 호흡기 질환 등) 이 있는 환자나 임산부, 어린이는 여행 전 주의 사항을 미리 알아둔다
6. 해열제, 지사제 등 간단한 상비약을 갖춘다
여행 시
1. 끓인 물이나 소독한 물, 상품화된 물(생수 등)만 먹는다
2. 날 음식 섭취를 주의하고, 되도록 조리한 음식을 섭취한다
3. 모기나 벌레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한다(벌레 기피제, 모기장, 긴 옷 착용, 야간 활동 자제 등)
4. 대낮에 무리한 활동을 자제하고, 자외선에 과다하게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5. 강이나 호수에서 함부로 수영하지 않는다
6. 현지의 교통 관습을 미리 알아두고, 교통사고에 유의한다
여행 후
1. 입국 시 감염병 증상이 보이면, 즉시 공항 검역관에게 보고한다
2. 귀가 후 이상 증상이 보이면, 가까운 보건소나 의료기관을 찾는다
3. 만성질환이 있거나 개발도상국 장기간 여행을 마쳤다면, 의료 기관을 찾아 건강상태를 점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