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일봉의 힐링여행(17) / 일출여행지
밝은 해야 솟아라, 힘차게 솟아라!
글과 사진 / 송일봉(여행작가)
강원 강릉 경포바닷가에서 바라본 일출
#강원 강릉 / 경포해수욕장 & 정동진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는 1년 내내 찾는 사람들이 많은 고장이다. 경포대, 오죽헌, 선교장 등과 같은 관광명소들이 많은 까닭이다. 특히 연말연시에는 일출 광경을 보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강릉을 찾는다. 강릉을 대표하는 일출여행지는 경포해수욕장과 정동진이다.
경포해수욕장 앞바다에는 작은 바위섬인 ‘5리 바위’와 ‘10리 바위’가 있다. 이 바위들을 배경으로 떠오르는 ‘동해 일출’은 많은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바다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르기 시작하면 곳곳에서 함성과 박수소리가 들려올 정도다. 아울러 경포해수욕장 중앙광장 특설무대에서는 2024년 1월 1일 오전 6시부터 2시간 동안 ‘경포 해맞이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이에 앞서 새해가 시작되는 2024년 1월 1일 0시에는 강릉시청 앞 임영대 종각에서 ‘임영대종 타종식’이 열릴 예정이다.
경포해수욕장에서 남쪽으로 24km쯤 떨어져 있는 정동진은 일출여행지이자 기차여행지로 인기가 많은 곳이다. ‘정동진’이라는 지명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서울 광화문에서 정확하게 동쪽에 자리 잡고 있다”라고 해서 붙여졌다. 본래 정동진은 작은 간이역(정동진역)이 있는 한적한 바닷가였다. 하지만 지난 1995년에 방영된 TV드라마 ‘모래시계’ 덕분에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정동진역 승강장에는 드라마에 등장했던 소나무(일명 모래시계 소나무)가 있고, 바닷가에는 일출을 감상하기 좋은 아담한 해수욕장이 있다. 정동진 모래시계공원에서는 2023년 12월 31일 오후 8시부터 2024년 1월 1일 오전 8시까지 ‘정동진 해넘이 & 해맞이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 강원 양양 하조대의 일출(양양군청 사진)
#강원 양양 / 하조대
강원특별자치도 / 하조대특별자치도 양양군에 있는 하조대는 낙산사 의상대와 함께 양양의 대표적인 일출여행지로 유명하다. ‘하조대’라는 이름은 “하륜과 조준이 노닐던 곳”이라는 데서 유래되었다. 조선 영조 때 간행된 여지도서(與地圖書)에 나오는 “조선 초기에 하륜과 조준이 놀고 간 것에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다”라는 기록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명재 윤증 역시 ‘하조대 읊다’라는 시에서 “파도 속으로 불쑥 솟은 기이한 봉우리여 / 솔 사이 십리 길을 비 맞으며 찾아 왔네 / 나그네가 하륜과 조준을 어찌 알 것인가 / 바위에 기대 부질없이 시 한수 읊었다오”라고 하륜과 조준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동안 많은 시인묵객들이 하조대를 찾았다. 그리고 그들은 하륜과 조준의 흔적을 찾으려고 애를 썼다. 하지만 하륜과 조준이 젊은 시절에 이곳을 찾은 것인지, 아니면 노년에 찾은 것인지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찾아볼 수 없다. 양양군의 향토지에 “고려가 국운을 다하자 하륜과 조준이 후일을 도모하기 위해 양양에서 은둔생활을 했다”라는 전설 정도가 전해질 뿐이다. 이처럼 많은 이야기가 있는 하조대 안에는 조선 인조 때의 문신인 택당 이식과 백헌 이경석의 시편이 걸려 있다. 이 가운데 이식의 시 제목인 ‘하조대’ 아래에는 작은 글씨로 하륜과 조준이 놀던 곳임을 알리는 설명이 쓰여 있어서 눈길을 끈다.
하조대 앞에는 자그마한 바위 하나가 불쑥 솟아 있다. 이 바위 위에서는 신기하게도 멋진 소나무 한 그루가 잘 자라고 있다. KBS-TV의 애국가에 등장한 이후로 일명 ‘애국송’ 또는 ‘애국가 소나무’라고 불리는 유명한 소나무다. 하지만 하조대는 군 경계작전지역이기 때문에 야간에는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따라서 일출 30분 전부터 출입이 가능하다. 2024년 1월 1일 하조대의 일출 예상시각은 오전 7시41분이다.
강원 강릉 정동진의 일출
#경북 울릉 / 울릉도
경상북도 울릉군에 있는 울릉도는 독도와 함께 동해 한가운데 떠있는 섬이다. 그런 만큼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해를 볼 수 있다. 2024년 1월 1일 독도의 일출 예상시각은 7시26분, 울릉도의 일출 예상시각은 7시31분이다. 일출 행사도 마련되어 있다. ‘2024년 갑진년 해맞이 행사’가 저동항 촛대바위 일대에서 2024년 1월 1일 오전 7시부터 열릴 예정이다. 일출 행사장에 가지 못 하더라도 전망이 좋은 숙소에서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숙소가 울릉도 동남쪽에 있는 대아리조트다.
울릉도와 독도는 독특한 자연생태계를 가지고 있는 섬이다. 하지만 겉모습보다는 ‘우리 땅’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한 번쯤 찾아볼 만한 여행지다. 새해 첫 날 울릉도에서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울릉도 주변에는 아름다운 새끼 섬들도 있다. 그 가운데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섬은 관음도다. 울릉도와 거의 붙어 있는 관음도는 일명 ‘깍새섬’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울릉도와 관음도 사이에는 지난 2012년에 개통한 연도교가 놓여 있다. 따라서 배를 타지 않고도 어렵지 않게 관음도로 들어갈 수 있다. 관음도 안에는 근사한 탐방로도 조성되어 있다.
울릉도를 제대로 여행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트레킹이다. 주요 트레킹 코스로는 석포와 내수전을 잇는 옛길, 태하1리와 태하등대를 잇는 구간, 도동항과 저동항을 잇는 해안산책로 등이 있다. 울릉도 트레킹의 매력은 산길이면서도 바다를 보면서 걸을 수 있다는 점이다. 트레킹 외에 섬 일주 드라이브를 통해서도 울릉도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울릉도 일주도로(44.55㎢)는 지난 2018년 12월에 개통되었다.
전남 여수 향일암으로 가는 길에 만난 일츨
#전남 여수 / 향일암
전라남도 여수시에 있는 향일암 역시 전통적인 일출여행지 가운데 하나다. 그래서 새해 일출을 보기 위해 전국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향일암을 찾고 있다. 향일암의 일출은 동해안의 일출과는 달리 느긋함과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
향일암에서도 일출과 관련된 행사가 열린다. 올해로 스물여덟 번째를 맞이하는 ‘여수향일암일출제’가 2023년 12월 31일과 2024년 1월 1일에 열릴 예정이다. 우선 향일암 뒷산인 금오산 정상에서 12월31일 오후 5시부터 6시까지 해넘이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12월 31일 금오산에 해가 지는 시각은 오후 5시30분이다. 그리고 오후 11시50분부터는 향일암 종각에서 ‘제야의 종’ 타종식이 열리고, 새해 첫날인 1월 1일 오전 7시30분부터는 향일암에서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 향일암의 2024년 1월 1일 일출 예상시각은 오전 7시36분이다.
아울러 ‘여수향일암일출제’가 열리는 동안 탐방객들의 안전을 위해서 임시주차장도 운영할 예정이다. 임시주차장은 향일암 근처에 있는 대율 평화테마촌, 방죽포해수욕장, 소율신도로 등 모두 여섯 군데다. 임시주차장과 일출제 행사장 사이에는 열두 대의 셔틀버스가 투입될 예정이다
.. 울릉도 대아리조트에서 바라본 일출
참고로 2024년 1월 1일. 서울의 아차산(광진구), 삼성해맞이공원(강남구), 응봉산(성동구), 인왕산(종로구), 안산(서대문구), 하늘공원(마포구) 등을 비롯한 모두 17개 장소에서도 해맞이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