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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량식분무기 (pressurized metered-dose inhaler; pMDI)의 재발견

정량식분무기 (pressurized metered-dose inhaler; pMDI)의 재발견




정재원
인제의대일산백병원 내과




서론
1950년대 초반까지 흡입용 약물을 전달하는 기구로 고무공이 달린 스프레이분무기(hand-held squeeze-bulb atomizer)를 주로 사용하였다. 이 기구는 유리 재질로 만들어서 깨어지기 쉬웠고, 마개가 느슨하여 종종 약물이 새는 일이 잦았다. 사용자가 고무공을 쥐어짜는 힘의 세기에 따라 압력이 변해 약물전달이 항상 일정하지 않아 불편하였다. 정량식분무기 개발은 1955년 천식을 앓고 있던 13살 딸에게서 고무공을 쥐어짜는 방식의 스프레이분무기는 불편하니 이를 압축개스가 들어있는 헤어스프레이처럼 개선시켜 달라는 요구를 받은 아버지로부터 시작되었다. 시제품은 낡은 아이스크림 제조기, 빈 향수병과 병뚜껑, 듀퐁사의 추진체를 이용하여 개발되었고, 이 즈음 100회 이상 동일한 용량을 분사할 수 있는 정량밸브(metering value)가 개발되었다. 기구는 개선을 거듭하여 50 μL 단위의 정량밸브, 10mL갈색 플라스틱병, 마우스피스 등의 모습을 갖추었으며 임상시험을 거친 후 미국 FDA로부터 1956년 사용허가를 받았다.
정량식흡입기는 임상에서 사용된지 이미 50년 이상 된 약물전달 시스템으로 동작 방법이나 내부구조, 구성성분 등으로 인해 사용이 어렵다거나 약물의 폐전달률이 낮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추진체의 변경과 유효성분, 기타 부형제, 작동 기구 등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인해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정량흡입기의 발전 과정과 임상에서 사용현황을 살펴보고, 앞으로의 발전 방향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염화불화탄소(Chlorofluorocarbon; CFC)를 이용한 정량식흡입기 특성
정량식흡입기에 사용되는 추진체는 까다로운 특성을 충족해야 하는데, 무독성에다 인화성이 없어야 하며 기구의 구성부품과 호환성이 좋아야 하며 맛이나 냄새가 거부감이 없어야 한다. 1930년대 냉장고의 냉매로 개발된 CFC는 이런 조건에 부합하여 2000년대 초반까지 사용되었다.

CFC를 추진제로 사용한 pMDI 용기에 사용되는 약물들은 미세분말이 부유하고 있는 현탁(suspension) 또는 용액(solution) 형태 모두 제조가 가능하다. 현탁상태의 용기 안에는 분말의 뭉침을 방지하고 정량밸브(metering valve)의 윤활작용을 위해 올레산(oleic acid), 소르비탄트리올리에이트(sorbitantrioleate), 레시틴(lecithin) 중 한 가지의 계면활성제를 첨가하게 된다. 용액형태의 용기에는 유효성분 약물의 용해를 돕기 위해 에탄올이라는 보조용매와 함께 산화방지제, 향료 등이 같이 첨가된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용액형태의 기구는 분사되어 나오는 미세분말의 양이 적다는 단점이 대두되어, 화학적인 안정성이 뛰어난 현탁형태의 기구가 널리 사용되게 되었다(Table 1).





현탁형태의 기구는 사용되기 전에 약물입자를 추진체와 잘 섞이게 하기 위해서 위 아래로 잘 흔들어야 한다.
CFC 정량식흡입기에서 분사되는 약물 기둥(plume)은 0.1~0.2초 동안 빠르게 분사되며 이때의 입자크기는 20 μm 이상 크게 만들어진다. 분사노즐에서 멀어질수록 추진체는 기화하여 증발하여 약물 입자의 크기는 작아진다. 환자는 사용할 때 인후부에 약물이 닿는 차가운 느낌을 느끼는데 약 -20~30℃정도로 차게 느껴진다.


CFC를 이용한 정량식흡입기제한점
CFC 정량식흡입기는 처음 사용하기 전과 주기적으로 준비(priming)를 해주어야 한다. 이는 정량밸브(metering valve)의 구조와 관련이 깊은데 이전 동작 시 약통을 눌렀다 놓을 때 약물이 재어지므로 밸브 안에 약물이 오랜 기간 정체되어 있게 되면 조성이 변하거나 용량이 줄어들게 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그러므로 준비(priming)를 제대로 해주지 않으면 실제 환자들에게 전달되는 약물은 줄어들게 된다. 정량식흡입기를 사용할 때 흔히 오류를 범하는 단계는 약통을 누르는 동작과 흡입 시기를 일치시키지 못하는 경우이다. 고속으로 분사되므로 동작을 일치시키지 않는 경우에는 인후부에침착되는 양이 늘어나게 된다. 흡입속도는 천천히, 깊게 흡입하여야 하며 흡입 후 충분한 시간 숨을 참아야 침착에 의해 전달되는 약물 양이 늘게 된다.
정량식흡입기를 규정 횟수 이상으로 사용하게 되면 분사되는 약물의 양이 들쭉날쭉한 현상(taining-off)이 발생하게 된다. 남은 용량 표시기(dose counter)가 없는 경우에 환자는 약물이 남아있는 것으로 오인할 수 있다. 남은 용량을 물에 띄워 확인하는 방법(floating test)은 기구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노즐 내부에 물이 들어가는 경우에 약물 분사량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추운 겨울에 사용하는 경우 분사량이 줄어 들기 때문에 미리 손으로 약통을 따듯하게 데운 후에 사용하여야 한다.


수소불화알칸(Hydrofluoroalkane; HFA)을 이용한 정량식흡입기 개발
1987년 몬트리얼 협정에 의해서 CFC 사용금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고, 정량식흡입기에 사용할 대체 추진체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다. 1994년 수소불화알칸(Hydrofluoroalkane; HFA)을 이용한 첫 정량식흡입기가 개발되었는데, 기존의 CFC 정량식흡입기는 한 개를 만드는데 약 2불 정도 소용되어 경제적인 흡입기구였으나, HFA로의 전환과정은 추진체의 물리적인 특성이나 약물과의 호환성 등 개발과정에서 많은 시간과 시행착오를 겪었다. 기존의 추진체는 단일성분으로 사용하지 않고 CFC-11 (trichlorofluormethane), CFC-12 (dichlorofluoromethane), CFC-114 (dichlorotet rafluoroethane) 등을 혼합하여 충전하였는데, 많이 사용되는 HFA-134a (tetrafluoroethane)을 도입하면서 CFC-12의 물리학적인 특성을 대체할 수 있었으나, CFC-11, CFC-114의 대체물질을 찾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보다는 기존 CFC 에 첨가할 수 있었던 여러 계면활성제들이 HFA에 거의 용해되지 않았고, 정량밸브(metering valve) 의 구성부품의 탄성(elastomeric) 성질이 HFA와 호환되지 않아 처음부터 새로이 개발하는 것 못지 않은 비용과 노력을 필요로 하였다. HFA와 호환되는 계면활성제와 부형제를 개발하는 노력은 현재도 계속 진행형이며 지금까지 oligolactic acid, acyl amide acid, mono-functionalized polyethylene glycol, 폴리비닐 알코올(polyvinyl alcohol), 폴리비닐필로리돈(polyvinyl pyrollidone) 등이 개발되어 시도되고 있다.


HFA 정량식흡입기로의 전환에 따른 긍정적 변화
HFA 정량식분무기는 부드럽게(softer) 분사되고 약물기둥(plume)의 온도가 CFC에 비해 차게 느껴지지 않는다. 대부분의 CFC 정량식흡입기는 기구들 마다 기계적인 특성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으나, HFA 정량식흡입기는 제조사들마다 약물이 분사되는 압력, 속도가 차이가 나며 약물기둥의 온도도 내부에 포함된 다른 성분들에 의해 차이가 난다(Table 3).




 일반적으로 CFC는 환자들이 아주 차갑게 느끼는데 반해 HFA는 상온으로 느낀다.
 용액형태의 HFA 기구는 CFC 기구에 비해서 약물의 폐전달을 용이하게 하는 특성이 추가되었다. 대개 정량식흡입기에서 분사된 약물의 대부분은 구강에 침착되고 폐로 전달되는 부분은 10% 전후로 보고되었으나, HFA로 전환하는 경우, 분사압력이 낮고, 천천히 분사되기 때문에 구강에 침착되는양이 줄고, 폐로 전달되는 약물의 양이 비약적으로 늘어나는 결과를 가져왔다. 최근에 출시되는 용액 형태의 HFA 정량식흡입기의 경우 50%까지 폐전달률을 보고하고 있다.
 매번 기구를 분사할 때마다 일정한 용량을 분사하기 위해 사용 전에 공중에다 몇 번 뿌려주는 준비동작(priming)을 충실히 해주어야 한다. CFC 정량식흡입기는 24~48시간마다 해야 하지만, HFA정량식흡입기는 4~7일에 한번씩 하여도 무방하다.
정량식흡입기는 준비동작(priming)으로 공기 중에 약물을 날려버리는 것 때문에 규정용량보다 20~30번 정도 더 많은 약이 기구 안에 들어있다. 하지만, 추가로 주입된 양은 정량밸브(metering valve)에 정확하게 채워지지 않기 때문에 분사 시에 나오는 양이 들쭉날쭉해지는 현상(tail-off)이 발생한다. 추진체를 HFA로 바꾸고, 밸브 구조를 개선하면서 마지막 용량이 들쭉날쭉한 현상이 줄어 용기 안에 있는 약물이 소진되어 가면 분사량 변화가 별로 없이 급격히 줄게 된다.

CFC 정량식흡입기는 대기의 온도에 따라 성능차이가 많이 난다. 온도가 +20℃에서 -10℃로 떨어지는 경우 미세분말분획(fine particle fraction)이 큰 폭으로 감소하나, HFA 정량식흡입기는 대기 온도에 무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들어 천식에 있어서 소기도(small airway)의 염증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특히 잦은 야간 천식발작이나 노인, 소아, 흡연 천식에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데, 최근에 출시된 HFA 정량식흡입기에서 생성되는 에어로졸의 크기는 폐의 말단부까지 도달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작아서 염증 조절에 매우 효과적일 것으로 희망한다. 앞으로 기도염증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하나의 전략으로서 HFA 정량식흡입기가 주목 받을 날이 올 것으로 기대한다.


정량식흡입기의 장점, 단점
정량식흡입기는 건조분말흡입기(dry powder inhaler; DPI)에 비해 환자의 흡기력과 무관하게 에어로졸을 생성할 수 있다. 건조분말흡입기와 달리 분사되는 약물의 용량이 일정하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습기의 영향을 적에 받는다. 정량식흡입기는 대부분 동일한 사용법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추가로 교육에 들어가는 노력을 줄일 수 있는 반면, 건조분말흡입기는 제조사마다 장전법과 사용법이 상이하기 때문에 교육에 많은 투자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정량식흡입기에는 단점은 있다. 대부분 흡입에 의해 작동되지(breath-acutated) 않으므로 누르는 동작과 흡입을 일치시켜야 하는데, 많은 환자들이 제대로 일치를 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 스페이서를 같이 사용하거나 흡기에 의해 약물을 분사시키는(breath-actuated) 새로운 형태의 기구가 개발되고 있다. 잔량 표시창이 없는 기구가 더 많기 때문에 환자들은 남은 양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판단을 할 수 없다. 새로운 HFA가 오존층에 미치는 악영향은 없으나, 이산화탄소처럼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Table 4).






정량식흡입기의 발전, 미래
정량식흡입기는 1956년 소개된 이후로 추진체의 대체와 더불어 많은 변화를 겪어왔다. 남은 잔량을 확인하기 위해 수조에 약통을 띄우거나 흔들어 가늠하는 방법을 초기에는 썼지만, 제품마다 추진체와 약물의 혼합정도가 다르고 부형제, 계면활성제가 차이가 나므로 일률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웠다. 더구나 CFC, HFA 모두 약물이 소진되면서 분사량이들쭉날쭉하는 현상(tail-off)이 있으므로, 2003년 미국식품의약국(Food and Administration; FDA)에서는 새로이 개발되는 정량식흡입기 제품은 잔량확인창(dose-counter)을 설치할 것을 의무사항으로 규정하였다.
정량식흡입기 사용법에서 제일 실수를 많이 하는 단계는 누르는 동작과 흡입시기를 일치시키는 것이다. HFA로 추진체가 바뀌면서 완전히 일치하지 않더라도 과거의 CFC 정량식흡입기보다는 폐 전달이 잘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여전히 정량식흡입기 사용법 교육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런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마치 건조분말흡입기처럼 환자의 흡기력에 의해서 밸브가 열리면서(breath-actuated) 약물이 분사되고 환자는 천천히 깊게 흡입하면 되는 형태의 기구가 고안되었다. 밸브가 열리는 흡기력은 성인이 천천히 숨을 5초 이상 들이 마시는 정도의 흡입속도인 약 30L/분 을 발생시키면 된다.


결론
정량식흡입기는 1950년대에 개발되어 이미 반세기 이상 사용된 약물전달 시스템으로, 최근 들어서 다양한 형태의 건조분말흡입기에 의해 점차 사용이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추진체로의 전환과 함께 그와 호환되는 정량밸브, 잔량표시창, 새로운 기구(breath-actuate system)의 개발로 새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최근 들어, HFA 정량식흡입기에서 생성되는 초미세(extra-fine) 에어로졸의 높은 소기도(small airway) 전달률과 알레르기 염증을 호전시키는 연구 보고들을 종합하여 볼 때, 미래에도 정량식흡입기는 천식을 포함하는 기도폐쇄질환의 치료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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