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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금융환경에 대한 고찰Ⅱ



이재욱
ASSOCIATE FINANCIAL PLANNER KOREA™



국내 보험사들이 고만고만한 상품과 판매전략으로 경쟁하는 가운데 해외 IFA1)를 통해 외국에서 판매되는 보험상품들이 국내에 소개되고 있습니다.


필자가 검토한 해외 보장성보험은 아주 단순했습니다. 사망과 재해장해, 치료비용이 많이 드는 질병으로 진단을 받거나 수술을 한 경우 정해진 금액을 지급하는 정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질병 별, 수술 별 별도 특약이 아니라 하나의 특약으로 묶여 있습니다). 질병이나 수술의 정의도 아주 포괄적입니다. 보험금 지급을 둘러싼 분쟁의 여지가 거의 없어 보였습니다. 더 놀랐던 건 사망보장에 대한 보험료가 국내 보험사의 거의 절반 수준이라는 점입니다. 어떻게 이럴 수 있는지 문의해보니 세계대전이 있던 시절의데이터까지 포함하고 있는 경험생명표2)를 사용하는 보험사가 있는 반면에 자신들은 최근 데이터만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왔습니다.


연금보험이나 변액보험 류의 상품도 국내 상품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우리나라 보험상품들이 고객에게 주는 혜택은 보험료 수준에 따라 보험료의 1% 내외를 할인해 주는 정도입니다. 장기간 유지해야 하는 보험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저축성보험의 최저보증이율은 시간이 지날수록 낮아집니다. 반면에 해외 상품은 장기간 유지를 할수록 추가금리를 제공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가입 첫 달에 초회보험료의 최대 6배를 보험사에서 추가로 적립해주는 상품도 있었습니다. 이는 초기 해지환급금을 높여주고 만기(또는 연금 개시시점) 적립금에 꽤 큰 영향을 미칩니다. 기본적으로 공시이율도 국내보다 높은 것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이들 상품을 분석하면서 든 생각은 보험의 본질에 충실하면서 합리적으로 설계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멀쩡한 보험도 해지를 유도하고 재가입을 권유하거나 보험사의 손해율이 높은 상품은 프로모션을 통해서까지 해지를 유도하도록 설계사들을 교육하는 행태를 수없이 보아온 필자의 입장에서는 기본적인 기업철학의 차이를 크게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우리나라도 IFA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선언하고 관련 법을 정비하고 있습니다. 모든 산업이 개방되는 추세를 거스를 수 없다면 국내 금융산업을 보호하는데 급급할 것이 아니라 해외 상품과의 경쟁을 통해 소비자 중심으로 변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제도권 금융의외곽에서는 투자조합 형태로 운영되는 투자상품이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기존에도 사모펀드와 유사하게 몇 억 원 이상의 투자가 가능한 소수의 투자자를 알음알음으로 모아 투자를 진행하고 수익을 투자자와 운용자가 나누는 방식의 투자는 많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소 투자금액이 적지 않아 일반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가 소액 투자자 다수를 모으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형태의 투자조합은 법적 지위가 명확하지 않지만 그만큼 규제에서도 자유로워 투자 대상과 방법이 다양합니다. 투자 원금은 CMA에 넣어두고 이자만 옵션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원금은 보존하면서 6~8% 정도의 수익률을 기대하는 투자조합, 신용카드 매출채권을 선매입하는 초단기 투자로 10% 내외의 수익을 꾸준히 배당해온 투자조합 등 초저금리시대에 대응해 저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조합이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얼마 전 정부에서 사모투자전문회사(PEF: Private Equity Fund) 활성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이런 흐름이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환경에 변화를 일으킬 바람은 금융권 외부에서도 일고 있습니다. 핀테크(FinTech)3)로 대변되는 IT 기반의 금융서비스가 금융환경 전반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온라인/모바일 결제시스템에서 시작된 것이 현재는 은행의 수신기능과 유사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향후 온라인전문은행이 설립되는 등 기존 금융사의 역할을 상당부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는 결제서비스인 ‘알리페이’와 연계해 ‘위어바오’라는 MMF 상품을 만들었습니다. 위어바오 계좌에 직접 입금하거나 알리페이를 통해 결제를 하고 남은 금액을 위어바오 계좌로 이체하면 이를 운용해 수익을 지급합니다. 위어바오의 평균 수익은 6% 이상으로, 2013년 6월에 시작한 서비스가 현재 100조원이 넘는 운용규모를 갖는 세계 4대 MMF로 성장했습니다. 이 외에도 모바일메신저와 연동한 금융상품이 출시되는 등 새로운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이와 유사하게 국내에서 많이 사용하는 티머니의충전금액에 4% 정도의 이자를 지급하고 결제 기능을 신용카드 수준으로 확대한다면, 여기에 더해 전국 편의점을 통해 현금으로 찾을 수도 있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법이나 제도 정비에 앞서 금융시장은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법과 제도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기득권을 가진 제도권 금융사의 입장을 대변할 것이 아니라 금융소비자가 중심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커지는 만큼 변화의 흐름을 알고 자신에게 적합한 상품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주1) IFA(Independent Financial Advisor, 독립투자자문사 또는 독립투자자문업자): 상품 공급자 또는 상품 종류에 구애받지 않고 독립적인 자산관리자문, 상품 추천, 계약체결대행이 가능한 투자자문업자.
주2) 경험생명표: 보험에 가입한 사람을 대상으로 생존·사망을 관찰한 통계를 이용하여 보험요율산출을 위한 성별, 연령별 사망률을 계산한 표. 경험생명표 평균수명이 늘어나면 사망보험료는 낮아짐.
주3) FinTech: Financial과 Technology의 합성어로 금융과 ICT(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의 결합을 통해 새롭게 등장한 산업 및 서비스 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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