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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학회 회장직을 마치며

김동익(대한의학회 회장)

어느덧 3년이란 임기를 마치고 이제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고자 합니다.
돌이켜보면 대한의학회장이라는 임무는 제 개인의 능력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자리였습니다. 
그 동안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늘 일깨워 주고, 동고동락해오신 대한의학회 임원님들께 먼저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어려운 사안이 생길 때마다 조언을 아끼지 않으신 전임회장님,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조승열, 남궁성은회장님, 대한의사협회 노환규, 추무진회장님, 대한병원협회 김윤수, 박상근회장님, 그리고 대한의학회 고문·자문위원님들께 감사 드립니다. 
특히 지낸 해 말 영면의 길로 떠나신 고 지제근 전임회장께서는 3년 전 회무를 시작하는 임원들에게 "대한의학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는 특강을 통하여 새 출범을 격려해주셨고, 어려운 병고 속에서도 지속적인 관심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이렇게 수 많은 동료, 선후배님들의 따뜻한 배려가 없었다면 회무를 감당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다시 한번 깊이 감사 드립니다.

지난 해 온 나라를 흔들었던 세월호 참사와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에볼라 바이러스 대응은 우리의 의료재난 시스템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고, '규제 기요틴'으로 일컬었던 한방에서 현대 의료기기의 사용과 해묵은 대체조제 활성화 논란은 겨울의 차가운 날씨에 ‘세찬 한파’로 다가왔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몇 차례의 꽃샘추위를 뒤로하고, 따스한 봄기운이 남산길가에서 연초록 새순과 다채로운 꽃망울을 터트리며 자연의 위대함을 전하고 있습니다. 이제 몇 일 후가 되면 대한의학회 총회 개최와 함께 앞으로 3년 간 대한의학회를 이끌어갈 제22대 회장과 집행부가 출범하게 됩니다. 4월에는 제39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취임과 새 집행부가 들어서면서 보다 밝은 미래 청사진을 그려 나갈 것입니다.

과거에 일어난 일들은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며, 현재는 미래의 좌표를 결정하는 등대라고 합니다.
저는 지난 3년전 대한의학회장으로 취임하고, 21대 집행부를 구성하면서 함께 나아갈 방향을 고심하였습니다. 우리의 임기 동안 커다란 추상적인 목표를 세우고 이를 임기 내에 달성하기 위하여 전력 질주하는 것이 아니라, 작지만 실현 가능한 일들의 우선 순위를 정하고 추진 해나가는 것이 었습니다. 이는 분절된 성과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디딤돌을 놓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대한의학회는 다른 대부분의 학회와 같이 소수의 사무국 직원이 상근하면서, 임원의 활동을 지원해 주는 조직으로, 매월 한차례 정해진 시간에 이사회를 통해서 회무를 처리합니다. 따라서 전문화된 역량의 축척이나 적시의 회무처리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회무를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추진한 일은 업무의 효율성과 회계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었습니다. 금융거래업무의 일원화 관리를 위해서 우리은행의 맞춤형 통합자금 관리서비스를 구축하였고, 임원들의 신속한 결정을 돕기 위하여 전자 결제시스템을 도입하였습니다.

대한의학회의 정체성에 근거한 역할을 재정립하고 나아갈 방향을 마련하기 위하여 '조직진단 및 전략수립'과 'CI(corporate identity, 기관이미지) 개선' 컨설팅을 하였으며,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하여 인사와 급여체계의 개선을 외부 기관에 의뢰하였습니다. 자문 보고에 근거하여 의학회의 역할과 사업을 명확히 규정하고, 산하 협의회로 기초의학협의회와 대한의학학술지편집인협의회를 명문화하도록 정관에 반영하였습니다. 사무국을 학술진흥부, 수련평가센터 및 연구센터로 전문화하여 회원학회와 소통을 강화하고, 사업회계를 고유사업, 공익사업, 연구사업과 전문의자격시험 부문으로 체계적 관리 운영하도록 개선하였습니다. 또한 사무국의 운영 규정을 새로 제정하여 성과에 근거한 연봉제 급여체계를 도입하였습니다.

2013년 4월 의학회의 관련 임원들과 소수의 연구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대한의학회 연구센터를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질병관리본부 및 한국보건의료연구원과 MOU를 맺고 5년 단위의 장기적인 연구비 용역계약을 하였습니다. 이를 통하여 회원학회들이 보건의료 정보화 사업, 임상진료지침의 제정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센터에서는 자체 연구인력을 채용하여 회원학회의 인력 양성교육과 연구지원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완성된 의료정보와 진료지침의 평가 및 인증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전문의 자격시험 업무 이관을 준비하기 위하여 2014년 초부터 대한의학회 수련평가센터 설립을 준비하였습니다. 센터는 수련교육 및 고시관련 임원과 5명의 사무국 직원으로 구성되어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별도의 체계를 구축하였습니다. 지난 9월 전문의 자격시험 업무의 이관 결정과 함께 연말 예산심의에서 정부의 예산지원이 승인되어 2015년부터는 computer based test, 실기시험의 개선 등 전문의 시험의 개선사업이 추진될 예정입니다. 전공의 수련 업무를 개선하기 위하여 전공의 수련교과과정 개정, e-portfolio 구축, 수련과 자격시험의 연계사업이 진행될 것입니다. 또한 전문의 이후 추가 교육과정 인증제도의 연구를 통하여 세부전문의 제도를 세부와 분과전문의로 분리하고 교육기간을 명시하였으며, 향후 세부 및 분과전문의제도와 새로 도입될 인정의제도 등도 센터 내에서 추진될 것입니다.

회원학회와 긴밀한 소통과 공유를 위하여 매년 11월 말에 개최되는 학회 임원 아카데미를 확대 개편하였습니다. 기존의 리더십과정에 더하여 학회의 회무 분야 별 업무 개선이 될 수 있도록, 수련교육, 간행, 학술연구, 임상진료지침 등 별도의 세션을 개설하여, 임원 아카데미가 300명에 가까운 회원학회 임원들이 참여하는 만남의 장으로 발전하였습니다. 지난 삼년 동안, 어려운 변화를 이끌고 동참하여 주신 대한의학회 임원들과 최영학 국장을 비롯한 사무국 직원들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회원학회의 적극적인 협조에 고마움을 드립니다.

3년마다 열리는 제34차 대한의사협회 종합학술대회가 지난해 6월 27일-29일에 COEX에서 개최되었습니다. 국민과 함께하는 대한민국 의학엑스포라는 기치를 내세우고, 고령사회에 대처하는 미래의학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개최되었습니다. 3년에 걸친 대회 준비기간 동안 100여명의 조직위원회 구성원을 중심으로 일자 별 차별화된 대상과 주제로 14개의 특강과 100여개의 강좌로 프로그램이 마련되었으며, 3일간 개최된 학술대회에는 연 12,000명의 학술프로그램 참가자와 8,000명의 전야제, 전시회 및 이벤트프로그램 참가자 등, 총 20,000여명의 참석으로 대회 역사상 가장 높은 참석률을 기록하였습니다. 3년 간의 장거리 여정에 참여하여 헌신하여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우리 의료계는 대내외적으로 매우 어렵고 복잡한 상황에 처해 있고, 의료서비스 제공에 따른 외적 환경은 날이 갈수록 열악해 지고 있습니다. 또 의료계 내적으로는 직역과 세대간 갈등의 양상이 더욱더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때론 이러한 사안들이 실타래 같이 얽혀 그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안개 속과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어려운 환경일수록 원칙에 근거하여 긴 호흡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대한의학회가 회원 간의 소통과 공감을 통해 갈등을 극복하고 치유와 통합의 길로 나아가고, 국민들의 신뢰를 제고하는데 선한 역할을 이어나가길 기대합니다.

대한의학회는 1966년 34개의 회원학회를 모체로 한 '분과학회협의회'로 출범하여, 1988년 지금의 명칭으로 개명하였고, 2015년 현재 160개 국내 유수 의학관련 학회를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1대 집행부로 계승되면서 쌓여가는 연륜과 함께 많은 발전이 있었습니다. 이제 제 22대 이윤성 회장을 중심으로 구성되는 집행부의 임원들이 단합하여 변화와 기회의 시간을 맞이하게 됩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의학의 학문적 전문성과 공익성은 시대적 소명입니다.
이를 통하여 우리나라에서 의학이 사회의 빛과 소금과 같은 역할을 구현하는데 의학회와 회원학회들이 주축이 되고 다 같이 노력해 나가길 희망합니다. 함께하는 모든 분들의 건승과 행운을 기원하면서, 2015년이 꿈과 희망 그리고 도약의 한 해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출처: 대한의학회 e-Newsletter No.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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