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졸음운전 사고!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
의료인의 개입 필요성 대두
대한신경과학회
서울대학교 병원 신경과 정기영
최근 고속도로에서 고속버스기사의 졸음운전으로 4명이 숨지는 대형사고가 발생하였다. 블랙박스 영상에 의하면 버스는 앞차와 간격이 좁아짐에도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추돌하고 수십미터를 더 진행하였다. 지난해에도 관광버스 기사의 졸음운전으로 대형 인명사고가 발생하였다. 졸음운전은 음주운전과 함께 고속도로 교통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주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운전자 400명을 대상으로 졸음운전 실태를 조사한 결과 최근 1주일간 10명 중 4명이 졸음운전을 경험했으며, 그 중 19%는 사고가 날 뻔한 ‘아차사고’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안전공단. “고속도로 졸음운전 실태조사 결과,” 2015.).
졸음운전시의 운전자의 의식 상태는 수초에서 수십초동안 외부의 자극을 감지하지 못하며 반응을 전혀하지 못하는 수면상태로 소위 미세수면(microsleep) 상태가 된다. 시속 100 km로 달리는 차의 운전자가 10초 정도만 미세수면상태가 되더라도 약 280여 미터를 무의식중에 달리게 되는 것이다. 졸음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일반 교통사고와 달리, 위험을 피하고자 하는 회피반응이 없게 되고 따라서 인명사고를 동반하는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치사률이 일반 교통사고의 2배나 된다. 최근 3년간(’12∼’14년) 고속도로 사고통계를 분석한 결과 전체 사망자(942명)의 10.8%인 102명이 졸음운전으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졸음운전 치사율은 16.1명으로 전체 고속도로 사고 치사율 9.1명보다 약 1.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안전공단 보도자료, 2015). 즉, 대형사고 위험이 높고, 사망률이 타 원인에 의한 교통사고 보다 월등히 높음을 알 수 있다. 2013∼2015년 3년간 졸음운전 교통사고 건수는 7천639건으로 359명이 사망하여, 해마다 120명이 졸음운전 때문에 목숨을 잃은 셈이다 (“‘깜빡 졸음운전’ 연간 120명 사망…치사율 2∼5배 ‘치명적.’” 연합뉴스, May 12, 2017.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05/12/0200000000AKR20170512118100062.HTML.) 졸음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의 통계는 본인의 진술이나 정황에 의존해서 원인을 추정해야 하고, 혈중 알코올농도 처럼 현장에서 시행 가능한 객관적인 검사 방법이 없으며, 졸음운전이 하나의 주요 원인항목으로 되어 있지 않아, 통계에 잡히지 않음으로 조사된 통계치보다 휠씬 더 과소평가되었을 가능성이 많음을 고려해야 한다. 경찰청 통계에 의하면,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은 심야인 새벽 2-6시에 가장 높게 나타났다. 새벽은일주기리듬에서 가장 깊이 잠드는 시간으로 수면-각성 주기가 교통사고의 사망과 연관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자료이다 (2016년판 교통사고통계요약).
2011-2016년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률의 하루 시간대별 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