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장마철이나 휴가철이 지날 때면 많은 사람들이 발바닥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다. 바닥이 얇은 쪼리, 굽 높은 샌들, 쿠션 없는 레인부츠 등 발 건강을 위협하는 신발을 오래 신고, 휴가철을 맞아 급작스럽게 더 많이 활동하다보니 발에 무리를 줘 ‘족저근막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장기간 방치시 다리와 허리까지 통증이 발생할 수 있는 ‘족저근막염’에 대해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박근영 교수에게 알아보자.
▶ 족저근막염의 원인
족저근막은 발 뒤꿈치뼈에서 시작하여 발바닥 앞쪽으로 붙은 두껍고 강한 섬유띠로, 발바닥에 스프링 역할을 하여 충격을 흡수하고 발모양을 유지해서, 걸을 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위다. 이러한 족저근막에 충격이 지속적으로 가해지면 근막의 손상을 초래하게 되고, 반복적인 미세 손상으로 염증이 생겨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 바로 ‘족저근막염’이다.
아치가 낮은 평발이나 아치가 높은 요족변형 등 구조적 이상이 원인이 될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발의 무리한 사용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즉, ▲갑자기 많은 양의 운동을 하거나, 오래 걷거나, 장시간 서 있는 경우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신이 아닌 딱딱한 신발(쪼리, 샌달, 레인부츠 등)을 오래 착용한 경우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경우 등은 염증이 발생하기 쉽다.
당뇨, 관절염 환자에서 동반되는 경우도 있으며, 발의 지방층이 얇아지면서 충격흡수가 제대로 되지 않는 40~50대 중년에서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 족저근막염의 증상
아침에 일어나 처음 발을 디딜 때 발바닥에 느껴지는 심한 통증이 전형적인 증상이다. 통증은 주로 발꿈치 안쪽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발뒤꿈치뼈 전내측 부위를 누르면 통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발가락을 발등 쪽으로 구부리면 통증이 심해지기도 한다. 주로 가만히 있을 때는 통증이 없다가 의자에 오랜 시간 앉아 있다가 일어났을 때 등 움직이기 시작하면 통증이 발생하고 일정시간 움직이면 통증이 줄어드는 양상을 보인다.
▶ 족저근막염의 진단
족저근막염의 진단은 특징적인 발바닥의 통증과 근막의 부착 부위에 압통이 있으면 의심할 수 있다. 초음파 검사를 해보면 염증이 생긴 근막이 정상보다 심하게 부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전형적인 족저근막염의 양상이 아니거나 적절한 치료에도 증상 호전이 없는 경우 다른 질환과 감별하기 위해 CT, MRI, 근전도 검사 등을 추가적으로 시행할 수도 있다.
▶ 족저근막염의 치료
초기에는 무엇보다 휴식이 중요하다. 통증의 원인이 되는 운동을 삼가고, 뒷굽이 적당하고 안창이 부드러운 신발 또는 밑창 쿠션이 좋은 운동화를 신는 것이 좋다. 또한 운동 전에는 종아리 및 다리의 충분한 스트레칭과 워밍업을 하고 운동 후에는 충분한 휴식을 통해 근막의 피로를 막아야 한다. 이런 방법으로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소염제와 같은 약물을 복용하거나 물리치료를 할 수 있다. 통증이 아주 심할 경우 족저근막 부위에 스테로이드를 직접 주사하지만 이는 가능한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통증이 오래 지속될 경우 체외충격치료기(ESWT, Extracorporeal Shock Wave Therapy)를 이용하여 효과를 얻기도 한다. 대부분의 족저근막염 환자는 이러한 보존적 방법으로 치료가 된다.
그러나 오랜 기간의 보존적 치료에도 호전이 없는 난치성인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족저근막염은 특별한 치료 없이도 천천히 좋아지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으나, 장기간 방치 시 일상생활의 불편 초래는 물론 보행에 영향을 주어 무릎, 고관절, 허리 등까지 영향을 미치므로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 족저근막염의 예방법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고 무리한 운동을 피한다. 여성의 경우 하이힐이나 플랫슈즈 등 굽이 너무 높거나 낮은 신발은 피하는 것이 좋고 쿠션이 충분한 신발을 신는 것이 도움이 된다. 통증이 있는 경우 며칠간 발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쉬는 것이 중요하고, 얼음이나 차가운 물수건 등을 이용한 냉찜질을 하는 것도 좋다. 또한 평소 건강한 발을 위해 종아리 스트레칭과 족저근막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