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측두골 내 신경, 혈관 등 미세구조까지 표현
- 만성부족 시달리는 해부학 실습 여건 개선 기대
- 의료진 숙련도 제고로 환자에게 이득
- 백정환 교수 “더욱 다양한 실습 모델 개발에 매진”
최근 의학 분야에서도 접목되기 시작한 3D 프린팅 기술이 해부학 실습으로까지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백정환 교수 연구팀은 미래창조과학부의 ‘ICT 기반의 의료용 3D프린팅 응용SW플랫폼 및 서비스 기술개발’ 과제(경북대학교)의 지원을 받아 CT와 3D 프린터를 이용, 해부 실습용 3D 측두골 모델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측두골은 사람 머리에서 귀 바로 위에 자리한 관자뼈 주변을 뜻하며, 의사들이 복잡한 귓속 구조물을 피해 안전하게 수술하려면 측두골의 해부학적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 중이염 수술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측두골 해부학 실습 여건은 녹록하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비인후과 의사가 되기 위한 필수 과정이지만, 시신 기증이 적은 탓에 1년에 겨우 1 ~ 2차례 정도만 실습이 가능하여 충분한 경험을 쌓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백정환 교수팀이 만든 3D 측두골 모델이 향후 측두골 해부학 실습을 대체할 수 있을지 여부도 관심이 쏠린다.
일단 실제 사람과 마찬가지로 복잡다변한 측두골 내 구조와 수술시 주의가 필요한 혈관과 신경은 물론 뼈의 질감까지 구현하여 큰 호평을 얻고 있다.
최근 열린 제90차 대한이비인후과 학술대회에서 공개된 3D 측두골 모델은 베스트 포스터 프레젠테이션상(Best Poster Presentation Award)을 받기도 했다.
해부실습 상용화에 앞서 3D 측두골 모델의 평가 및 보완사항이 있는지를 알아 보기 위하여 산업통상자원부 ‘인체맞춤형 치료물 제작기반 구축 사업’과 삼성서울병원의 주관 하에 지난 22일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의료진의 1차 평가 실습이 진행됐다. 오는 6월 24일에는 각 대학병원의 이과 전문가의 2차 평가가 진행될 예정이다.
백정환 교수는 “많은 의사들이 충분한 경험을 쌓고 숙련도를 높이면 결국 환자들에게 이득이 될 것”이라며 “측두골 모델 이외에도 다양한 수술적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모델들을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하여 개발해 나가겠다”고 전했다.